2008년 03월 21일
어떤 제목
한때!
나는 한때 그 '한때'라는 말을 얼마나 혐오했던가
한때 나는 어떤 사람이었고, 한때 나는 무엇을 했으며
한때 나는 무얼 가졌는지 떠벌리는 사람을 얼마나 경멸했던가
이제 안다
그 '한때'라는 말을 하지 않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 있다는 것을...
한때 나는 정말 삶을 던져 소설을 썼던 적이 있었다
삶의 중심에 소설이 있었고
행복하게 그 중심을 향해 달렸다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무 것도 갖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소설 속에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잤었다
소설이 내 열정에 보답을 해주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렇게 한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쓰려다가 너무 과장된 것 같아서 버린 제목이 있었다
그 소설은 처음부터 그 제목을 화두 삼아 썼으며 마침내 완성되었다
그리고 좀 은유적인, 그러니까 문학적인 어떤 제목을 썼던 걸로 기억한다
한참 후, 베스트셀러까진 아니더라도 꽤 알려진 작가가 그 제목으로 소설집을 냈다
그 멋부린 듯 싶었던 제목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힘차고 자신있어 보였다
나는 뒤늦게 나의 소심증과 결단력 부족을 한탄했다
소설을 잘 쓴다는 것은 인생처럼 작품에 임해서도
적기에 적절한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소설이라는 수레를 힘겹게 이끌고 여기까지 왔다
이즈음은 더욱 힘이 달려 간신히 끌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자신과 멀어지거나
형편없어지는 경험은 생각보다 쓰라리다
소설은 정확히 자기 인생만큼밖에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인생만큼 쓴다는 말처럼 작가를 무기력에 빠뜨리는 말도 없을 것이다
폼을 잡는 것으로는
깊이를 흉내낼 수도 없고
폭을 담보할 수도 없다
당신 소설은 왜 그걸 담아내지 못하느냐는 질책은
왜 당신의 인생은 그 모양이냐는 말과 같다
쓰다 만 소설,
쓰려고 해도 안 써지는 소설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고 밥맛이 쓴 약 같다
이 세상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지나간 열정이 아닐까
다시는 한때의 열정으로 돌아가 소설과 행복한 동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남은 생은 열정의 습관, 열정의 잔영으로만 존재해야 하는가
온 신경을, 온 시간을 오로지 내가 창조해낸 주인공을 위해 바쳤던
시간들의 뜨거운 열정을 돌이킬 수 없다면 남은 건 무얼까
그 시기는 내게 무엇을 물려주고 떠난 것일까
생각할수록 서럽고 가슴 복받치는 일이다
이 아련한 슬픔이 넘쳐흘러 모든 고통을 씻기우고
거듭남의 바다로 흘러가길 바란다
내게 버림 받았던 그 제목처럼
이 시기 또한 내게 버림 받고 영원히 과거의 것이 되길 바란다
다시 태어나고 다시 거듭나
이전보다 더 단단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소설에 매진할 수 있기를...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나는 한때 그 '한때'라는 말을 얼마나 혐오했던가
한때 나는 어떤 사람이었고, 한때 나는 무엇을 했으며
한때 나는 무얼 가졌는지 떠벌리는 사람을 얼마나 경멸했던가
이제 안다
그 '한때'라는 말을 하지 않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 있다는 것을...
한때 나는 정말 삶을 던져 소설을 썼던 적이 있었다
삶의 중심에 소설이 있었고
행복하게 그 중심을 향해 달렸다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무 것도 갖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소설 속에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잤었다
소설이 내 열정에 보답을 해주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렇게 한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쓰려다가 너무 과장된 것 같아서 버린 제목이 있었다
그 소설은 처음부터 그 제목을 화두 삼아 썼으며 마침내 완성되었다
그리고 좀 은유적인, 그러니까 문학적인 어떤 제목을 썼던 걸로 기억한다
한참 후, 베스트셀러까진 아니더라도 꽤 알려진 작가가 그 제목으로 소설집을 냈다
그 멋부린 듯 싶었던 제목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힘차고 자신있어 보였다
나는 뒤늦게 나의 소심증과 결단력 부족을 한탄했다
소설을 잘 쓴다는 것은 인생처럼 작품에 임해서도
적기에 적절한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소설이라는 수레를 힘겹게 이끌고 여기까지 왔다
이즈음은 더욱 힘이 달려 간신히 끌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자신과 멀어지거나
형편없어지는 경험은 생각보다 쓰라리다
소설은 정확히 자기 인생만큼밖에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인생만큼 쓴다는 말처럼 작가를 무기력에 빠뜨리는 말도 없을 것이다
폼을 잡는 것으로는
깊이를 흉내낼 수도 없고
폭을 담보할 수도 없다
당신 소설은 왜 그걸 담아내지 못하느냐는 질책은
왜 당신의 인생은 그 모양이냐는 말과 같다
쓰다 만 소설,
쓰려고 해도 안 써지는 소설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고 밥맛이 쓴 약 같다
이 세상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지나간 열정이 아닐까
다시는 한때의 열정으로 돌아가 소설과 행복한 동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남은 생은 열정의 습관, 열정의 잔영으로만 존재해야 하는가
온 신경을, 온 시간을 오로지 내가 창조해낸 주인공을 위해 바쳤던
시간들의 뜨거운 열정을 돌이킬 수 없다면 남은 건 무얼까
그 시기는 내게 무엇을 물려주고 떠난 것일까
생각할수록 서럽고 가슴 복받치는 일이다
이 아련한 슬픔이 넘쳐흘러 모든 고통을 씻기우고
거듭남의 바다로 흘러가길 바란다
내게 버림 받았던 그 제목처럼
이 시기 또한 내게 버림 받고 영원히 과거의 것이 되길 바란다
다시 태어나고 다시 거듭나
이전보다 더 단단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소설에 매진할 수 있기를...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 by | 2008/03/21 16:42 | 문학 단상 | 트랙백 | 덧글(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