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책로 5 - 벼룩시장



우울증 치료법의 하나로 시장에 가보라는 정신과의사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복작거리는 시장에 가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신성하고 거룩한 일인지 알게 된다는 뜻이리라. 백 번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정말 극심한 우울 상태에서 잘못 시장에 갔다가는 더 큰 비관에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상인들의 불친절과 악다구니에다 마구 몸을 부딪치며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지나치는 쇼핑객, 좀 더 싼값에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의 아우성, 조금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노련한 상인의 말솜씨, 잘 정비되지 않은 시장통과 더러운 화장실, 온갖 냄새가 뒤섞인 공기. 그런 것들과 맞닥뜨리고 나면 도리어 산다는 게 얼마나 비루하고 참담한 것인가 곱씹지 않을 수 없다. 우울모드일 때 시장가기, 재고해 봐야한다. 나는 오히려 마음이 한가하고 그냥 좀 느긋하게 걸어다니면서 정신을 쉬고 싶을 때 시장에 간다. 좋은 기분으로 가야 물건도 이성적으로 살 수 있고 상인이나 행인들의 갖가지 양상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곳이 황학동이던가. 친구가 황학동 벼룩시장에 같이 가보자는 말에 따라나섰지만 전철에서 내린 곳은 황학동이 아니라 동묘역이었다. 관우를 기리기 위한 사당으로 지었다는 동묘는 놀랍게도 그 규모가 너무 작았다. 전철역에서 동묘까지 뻗어 있는 길가에 늘어선 노점상의 규모에 또 한 번 놀랐다. 바닥에 비닐을 깔고 펼쳐놓은 헌 물건의 가짓수와 다양함에 혀를 내둘렀다. 저걸 도대체 누가 산다고 파는가 싶은 물건들도 많았다. 이사 뒷정리하고 남은 물건 갖고 왔다 싶은 것들도 부지기수였다. 구경나온 사람의 대부분이 남자인 것도 특이점 중의 하나였다. 그들은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적극적이지 않은 자세로 물건을 구경하고 상인과 대화를 나눈다. 이곳 시장은 사고파는 일이 주목적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냥 장이 섰다니까 구경거리 삼아 다들 모여든 것 같았다. 이건 참 별난 풍경이다. 게다가 시장에 주부보다 남자가 더 많다니. 그것도 주로 노인에 가까운 나이든 사람들이었다.

그래서인지 파는 물건 중에 군대를 연상케 하는 물건 (수통, 군복, 배지, 계급장, 등등)이 많았다. 사람들은 웅성거리는데 정작 돈을 치르고 물건을 사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사지도 않을 거면서 쭈그리고 않아 만져보고 물건 상태를 꼼꼼히 체크한다. 제일 인기 있는 곳은 역시 옷을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파는 쪽이다. 옷더미를 뒤져서 자기가 원하는 걸 찾아야 하는 수고가 번거롭긴 해도 어쩌다 괜찮은 물건을 찾아냈을 때의 쾌감은 상당하다. 리바이스 청바지건 코트건 원피스건 무조건 하나에 천 원이다. 주인아저씨 말대로 잘만 고르면 명품도 있다. 보통 때의 나라면 절대로 돈 주고 가게에서 사지 않을 모험적인 디자인의 옷도 한번 시험해볼 수 있다. 천원의 투자로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이니 말이다. 그 속에서 고른 요란스러운 프린트의 치마와 청재킷은 지금 나의 애호 아이템이 되었다.

가방이나 신발도 옷 옆에 늘어놓고 파는데 가끔은 꽤 쓸 만한 게 눈에 띈다. 얼마 전에는 피카소 그림을 닮은 모던한 문양이 인쇄된 데님 손가방을 하나 발견했다. 지갑이나 핸드폰, 간단한 화장품 한두 개 들어갈 조그만 헝겊가방이었다. 집 근처 가까운 데 나들이 갈 때 들면 괜찮을 것 같기에 가격을 물었더니 오천 원이라고 했다.

“저기 옆에 있는 큰 서류가방도 오천 원이라면서 이게 오천 원이면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이천 원이면 딱 좋겠네.”

나는 농담반 진담반 가격을 흥정했다.

“어휴, 가방 볼 줄 모르시는구만. 이 물건은 오천 원이 아니라 육천 원이라도 언제라도 팔릴 물건이니 걱정마시우.”

그건 그랬다. 흔해빠진 서류가방이야 어디서든 살 수 있지만 프랑스 벼룩시장에서 샀다고 해도 믿을 그럴듯한 그림이 그려진 데님가방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졸지에 가방 볼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한 푼도 깎지 못하고 오천 원을 다 주고 샀다. 가끔 그 가방을 가벼운 캐주얼 차림에 들고 나가면 다들 못 보던 디자인이라면서 가방 어디서 샀느냐고 묻는다.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최초의 주인이 어디서 샀는지야 나도 모르지만 사람들 짐작대로 혹시 외국에서 사들고 왔다 싫증나서 내놓은 건 아닐까 싶다.

그 다음으로 내 관심을 끄는 곳은 헌책방이다. 내 취미 중 하나가 심심할 때 헌책방 들러 책 구경하는 거라는 건 나의 지인들은 대충 다 안다. 이 헌책방에도 나름의 정서가 있고 경영철학이 있다는 건 자주 가다보면 알게 된다. 그림이나 부동산처럼 헌책도 자꾸 사봐야지만 헌책에 대한 안목이 생긴다. 이 책은 가격이 얼마쯤 하겠구나, 어림하면 정말 딱 그 가격을 부른다. 또 하나 상기할 점은 헌책이 생각보다 싸지 않다는 사실이다. 보통 권당 사오천 원이다. 이곳 벼룩시장의 헌책방에서는 이삼천 원이면 웬만한 건 다 살 수 있다. 나의 주요 구매 장르인 소설이나 인문학 서적도 꽤 좋은 목록을 갖추고 있다. 지금 내 책꽂이 맨 안쪽에 꽂힌 기형도 산문집과 김승옥의 <무진기행>도 그곳에서 산 것이다. <무진기행>은 내가 산 거만 네 번인데 어쩐 일인지 매번 누군가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았다.

책 같은 건 안중에 없고 살림살이에 열심인 사람과 동행할 때는 골동품 가게에 들러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하는 맛도 제법이다. 언젠가는 혼자 밥 먹기 딱 좋은 개다리소반을 사고 싶다는 친구랑 함께 간 적이 있었는데 물건값이 인사동이나 인터넷보다 싸다고 했다. 요즘은 시장도 서비스 정신이 좋아져서 뭔가 불평을 말하면 대번에 그걸 해결해준다. 색깔이 맘에 안 든다고 하면 다른 색깔로 갖다 주겠다고 하고, 몇 가지 장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주문하고 가면 그대로 해주겠다고 한다.

구경에 지쳐 다리도 쉬고 싶고 배도 고프면 길가에서 파는 부침개와 막걸리를 먹으며 잠시 쉰다. 노릇노릇 익힌 부추 부침개는 어찌나 얇고 고소하게 부쳤는지 한 장이 어느새 입으로 들어갔는지 모른다. 요즘엔 보기 힘든 냉차와 커피를 파는 아줌마도 있고 한쪽 구석에는 아예 플라스틱 의자 몇 개를 갖다놓고 술과 안주를 파는 곳도 있다. 그래서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지도 모르겠다. 물건 사는 건 뒷전이고 약속했거나 또는 우연히 만난 친구랑 술 한 잔 하면서 담소를 즐기려고 나온 거다. 어디서나 꼭 보게 되는 장면이 각자 자기가 산 물건을 펼쳐놓고 얼마나 큰 대어를 낚았는지 자랑하는 것이다.

“이 점퍼 어때? 예전에 이거 백화점에 걸려 있는 거 보고 맘에 들어 했었는데 이걸 천원이 사다니.”

“이 도자기 이거 진짜 골동품이면 내가 나중에 술 한 잔 살게.”

“이거 진짜 지포 라이터 같지 않아?”

헌 물건이나 사러 돌아다닌다는 자괴감을 한방에 날리는 맘에 드는 물건을 찾아냈을 때의 횡재한 느낌, 알고도 남는다. 재활용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헌 물건을 사는 일도 파는 일도 떳떳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옷 고르다가 불만이라도 말할라치면 상인은 버럭 화를 낸다. 혹시나 이런 물건 판다고 자기를 무시하는 거 아닌가 하는 자격지심 때문이다. 오래 쓴 물건에는 정령이 깃들게 된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물건들이 다 흥미롭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서른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가로 세로 삼십 센티미터도 안 되는 좌판에 자기 집에서 가져온 게 분명한 열댓 가지의 물건을 내놓고 팔고 있었다. 이곳에도 다 연줄이 있고 거래망이 있어서 전부 어디서 물건을 구해다 팔지 이렇게 자기 물건을 파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흔치 않다. 창백하고 비쩍 마른 그 남자는 물건 팔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그냥 좌판 앞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 대체 어떤 물건들을 갖고 나왔나 나는 쭈그리고 앉아서 구경을 했다. 지갑, 시계, 나침반, 옥재떨이, 라이터, 가죽케이스에 들어 있는 단도. 누군가의 집을 둘러보고 팔 만한 물건들을 챙겨왔구나, 싶은 품목들이었다. 그 중에서 일제 세이코 옛날 남자시계가 내 눈길을 끌었다. 가짜든 진짜든 고풍스러운 단순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오만 원이라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벼룩시장에서 이렇게 비싼 물건을 팔려고 하다니 간이 부었던지 현실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비싸네요.”

내 말에 대해 남자는 가타부타 반응이 없었다. 정말 물건을 팔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다. 집에서 편히 누워 책이나 읽지 뭐 하러 힘들게 여기까지 들고 와서 고생을 하느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 내가 뭘 하나 쳐다만 볼 뿐 흥정을 붙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슬슬 기분이 나빠지려고 했다. 시계 옆에 있는 나침반도 꽤 흥미를 끌었지만 또 홀대를 당할까봐 겁이 나서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냥 일어서려는 찰나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다가왔다. 마침 내가 눈여겨봤던 나침반의 가격을 물었다. 만 원이라고 했다. 그 정도면 괜찮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오만 원이라는 시계의 가격을 들었던 터라 만 원이면 내가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지불할 액수였다. 그때였다. 할아버지가 소리를 꽥 질렀다.

“순 도둑놈 심보로구만. 아니 벼룩시장에 와서 그깐 헌 나침반 하나를 만원에 받으려고 해. 만 원이면 새 것도 두 개는 사겠다.”

남자는 멀거니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할아버지의 일갈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삼천 원만 해. 딱 그 정도면 좋아. 물건이란 주인 나섰을 때 팔아치우는 게 장땡이야.”

가격까지 정해주었다. 남자는 뭔가 생각하는 눈치였다. 크게 기분이 상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더니 옆에 둔 가방에서 얇은 미농지를 꺼내 나침반을 곱게 쌌다. 그 태도 또한 이런 곳에서는 어울리지 않은 거였다. 마치 롤렉스시계를 포장하듯 나침반을 미농지로 꼼꼼히 싸고 테이프를 붙인 다음 선물가게에서 주는 작은 분홍색 비닐봉지에 담아서 할아버지에게 건넸다. 할아버지가 내가 언제 산다고 했냐며 엉뚱한 말을 할까봐 나는 옆에서 조바심을 내며 지켜보았다. 암, 그래야지. 할아버지는 호주머니에서 한 장 한 장 천 원짜리 세 장을 꺼내 남자에게 주었다.

“물건에는 다 제 값이 있고 주인이 있는 법이야. 임자 있을 때 얼른 넘겨야지. 그걸 모르면 그 물건 백날 내 물건이지 뭐. 누가 사가나.”

그 말을 하고는 할아버지가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또 뭘로 나를 야단치지 않을까 겁이 났다. 할아버지는 난 이제 볼일 끝났다는 듯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좌판을 떠났다. 나야 그 할아버지처럼 기세 좋게 흥정을 붙이지는 못했지만 참 기분 좋은 거래라고 생각했다. 그제야 긴장이 좀 풀려서 다른 물건들도 천천히 살펴보았다. 남자는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손님을 귀찮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삼사 분 쯤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는데 아까 그 할아버지가 다시 왔다.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자, 이거.”

할아버지가 남자한테 뭔가를 내밀었다.

“여기서 종일 앉아 있었을 텐데, 그래 얼마나 목이 말라. 이거 마시고 해.”

할아버지 손에는 야쿠르트가 한 병 들려 있었다. 병아리 눈물만큼 들어 있는 야쿠르트 한 병이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남자는 얼굴이 밝아지면서 조금 수줍게 말하고는 받았다. 할아버지는 남자가 고개를 젖히고 야쿠르트를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리를 떴다. 참 희한한 할아버지였다. 그 순간 언젠가 들었던 시골 노인네 얘기가 떠올랐다. 누가 유머를 구사한답시고 해준 얘기였는데 혹시 그 노인이 이 노인 아닐까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예전, 그러니까 칠팔십 년대만 해도 시골에서는 할아버지들이 버스를 탈 때 차비를 잘 안내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백 원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오십 원이나 십 원만 냈다. 아예 차비를 안 내고도 시침을 떼는 사람도 심심찮게 있었다.

“아니 영감님, 버스비 백 원 한 지가 언젠데 오십 원밖에 안 내세요.”

운전사의 지적에 노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친다.

“아이, 이놈아, 나 하나 더 탄다고 타이어가 닳냐 기름이 더 드냐. 그만 떠들고 어여 가. 나 바뻐.”

일견 맞는 말인 것도 같아 운전사나 승객 누구도 선뜻 나서서 대거리를 하지 못하고 웃어버리고 만다.

“참나, 어르신 같은 노인네들 때문에 우리 버스 회사는 다 망할 거예요.”

“그래서 망하면 그게 어디 제대로 된 회사냐?”

노익장은 역시 위대하다. 끝끝내 지지 않는다. 정작 웃기는 건 그 다음 장면이다. 노인은 자신의 몸피보다 더 큰 보퉁이를 내려놓지 않고 들고 서 있다.

“위험하게 왜 그건 들고 계세요? 넘어지니까 얼른 바닥에 내려놓으세요.”

“나 하나도 오십 원밖에 못 내고 탔는데 어떻게 미안해서 짐까지 싣겠어. 괜찮아, 이건 내가 그냥 들고 갈게.”

거기다 대고 무슨 말을 하랴. 이것이 그 당시 인심이었다. 지금이야 이 얘기 어디 가서 하면 조크거리도 안 되겠지만 그때만 해도 이런 광경이 비일비재했다. 돈이 없어서 누구 신세는 져야 하는데 차마 양반 체면에 비굴해질 수는 없고 괜히 더 뻗대는 것이다. 그래도 마지막 염치는 남아 있어서 생고생을 사서 하는 거다. 그것이 통하는 세상이었다. 집에 있는 자신의 아들과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주는 일, 익명의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옆에서 오래 버티고 있어서였는지 남자는 내가 찜한 시계 말고 다른 시계들도 한번 보라고 말을 건넸다. 전부 디자인도 관리상태도 괜찮은 시계들이었다. 내가 워낙 시계라는 장신구, 아니 기계에 관심이 많은 터라 옛날 시계들이 가진 묵직한 중량감과 초침 소리를 좋아했다. 서너 개 되는 다른 시계를 구경했지만 내 마음에는 이미 세이코가 들어와 있었다.

“이건 안 깎아주나요?”

남자는 마음을 바꾸지 않은 내가 가리키는 세이코 시계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건 원래 비싼 거예요.”

원래 비싼지 싼지는 난 모른다. 다만 내 주머니 사정만이 관심사다. 하긴 내가 이걸 차고 다닐 것도 아니고 누구 줄 것도 아니라 그냥 마음에 들어서 집에 모셔놓을 건데 오 만원 지출은 사치, 아니 낭비다. 한 이만 원이면 내게 적당하다 싶었다. 네에. 나는 힘없이 대답하고 한 번 더 그 세이코를 만져보고 작별인사를 한 다음 일어섰다.

‘언제 나한테 눈먼 돈이 들어오면 그때 다시 보자.’

그런 눈길로 시계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나한테 그 물건을 팔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혹시 저 남자는 물건을 팔지 않기 위해 이곳에 나온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갑자기 생활이 궁핍해져서 이 물건들을 가지고 나왔기는 했는데 막상 아무한테나 함부로 팔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비싼 가격을 불러서 아무도 사가지 않으니까 결국 이 물건의 주인은 나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구나, 위안 삼으며 돌아가는 것이다. 나의 상상은 마구 뻗어나갔다. 할아버지 말대로 저 세이코 시계도 물건을 제대로 알아보는 주인을 만날 날이 있겠지 생각했다. 지금도 가끔 궁금하다. 그 세이코 시계는 팔렸을까. 그랬다면 사간 사람은 누굴까. 어느 날 다시 벼룩시장에 가면 그 좌판 남자를 찾아봐야겠다. 도대체 나한테 눈먼 돈은 언제쯤 생기는 거야. <끝>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by 오제이 | 2008/08/03 11:46 | 나의 산책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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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8/0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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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8/04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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