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71 - 포옹 7



그녀가 운다

아아, 하는 낮은 비명을 내뱉는 동시에 그녀가 허억,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자신의 우는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내 팔을 끌어당겨 안았다

나는 어리둥절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왜?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가득차서 떠돌았다

흐느낌은 더 격렬해졌다가  차츰 울음소리가 잦아들며 내 어깨위로 눈물이 흘렀다

내 머릿속에 있던 수많은 물음표들은 커다란 물음표 하나만 남기고 사라졌다

왜?


우리는 방금 격정의 끝에 다다랐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매끄러웠다

그녀의 중심에 나의 중심을 고정시키고 우리는 어쩔 줄 몰라하며 몸을 떨었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게 팽이 돌리듯 몸을 돌리며 팔은 허공을 휘젓다가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그녀는 나의 등을 붙들고 머리을 헝클고 가슴팍을 쥐어뜯었다

열락의 끝에 도달한 그녀의 얼굴은 햇살을 가득 받은 꽃처럼 환했다

나는 온몸이 터져버릴 것 같은 절정을 지나 그녀의 어깨를 잡고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몸은 그 후로도 식지 않았고 내 뺨을 어루만지거나

내 몸에 자신의 몸을 문지르며 감정을 고르는 것 같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그녀를 안고 싶어졌다

그때였다

내가 팔로 그녀의 어깨를 누르고 다시 그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몸을 비틀며 흥분을 호소하던 그녀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그녀는 날개를 접듯이 몸에서 열기와 광기를 거두어 베개맡에 두고는

눈을 감고 가만히 나를 안았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잦아들었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렀다

이따금 흐느낌이 섞여 들었다

괜찮아?

나는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고

그녀의 열정 또한 그녀의 감은 눈꺼풀 아래서 숨죽인 채로 있었다


그녀는 잠들었다

잠든 척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조금 전의 열락이 남긴 냄새와 자취들을 음미하며 누워 있었다

그녀는 끝내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끝내 묻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도 이유를 알지 못 할지도 모른다

아무 이유도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괜찮냐고, 괜찮다고 말할 수밖에

다만 우리는 사는 동안 내내 머릿속에 깃발처럼 펄럭이는 물음표를 갖게 될 것이다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by 오제이 | 2008/09/01 11:47 | 짧은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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