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23일
용산
이글을 쓰려고 제목을 '용산'으로 정하고 나니
용산을 한자로 어떻게 쓸까, 궁금했다
아마도 용이 사는 산이라는 뜻일 거라고 짐작한다
용이라면 상서로운 동물이고 드높은 뜻을 가졌으니
옛날에는 분명 귀한 땅이었으리라고...
내게 용산은 서울의 첫얼굴이었다
여섯 살 때 맨처음 서울 땅을 밟은 나의 눈에 용산역은 눈을 의심하게 하는 곳이었다
소음과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넓은 도로, 그 위를 메운 자동차들...
이렇게 바쁘고 붐비고 시끄러운 곳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경이 그 자체였다.
논과 밭과 들판과 새들과 한가로움이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었던 시골나기인
내게 용산은 그야말로 원더랜드와 다름 없는 곳이었다
활동사진을 처음 본 사람처럼 신기해서 눈을 어디다 둘 줄 몰라 몇 번이나 넘어질뻔했다
지금도 한겨울 용산역 앞 광장을 걸어나와 버스를 기다리던 그날의 풍경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삶이란 대체 얼만큼이나 짐작하고 살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대체 무엇을 얼마나 예측하고 살고 있는 걸까
어제 가본 용산역은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상전벽해라 부를 것이다
용산역에 붙어 있는 아이파크몰은 CGV를 포함해 식당, 백화점, 술집...
없는 것이 없었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했다
데이트를 하고 옷을 사고 영화를 보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신다
쇼핑몰 안에 꾸며놓은 공원은 또 사진 찍기에 폼나는 설치물들로 꽉 차 있는지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역 건물을 나와 건널목을 건너는 동안 멀리 마천루라 불러도 손색없을 시티파크 아파트가 보였다
역주변에 사람들은 유난히 많았으며 방송국차까지 가세해서 아수라장이었다
길 하나만 건너면 동네 하나가 전부 철거되어 거의 초토화되어 있었다
화려한 쇼핑몰과 번잡한 도로와 철거현장 그리고 시티파크...
놀랍게도 그것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이토록 안어울리는 모습들이 한데 어울어져 있다는 것이 내겐 또 하나의 경이였다
어느 설치미술작가가 '오늘의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꾸며놓은 미술작품 같았다
양쪽 도로를 꽉 메우고 있는 경찰차도 그 부조화한 풍경의 하나쯤으로 여겨졌다
만가나 장송곡을 부르며 동네를 돌고 있는 철거민들 또한 풍경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전국에서 올라온 또 다른 우리들, 마음 가난한 사람들이 임시 분향소에 바치는 국화꽃도,
눈물도, 분노도, 고함도 아직은 그저 풍경으로만 존재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중앙에는 불타 얼룩진 건물, 참사현장이 있었다
전철역 바로 옆 대로변의 건물 안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누가 설명할 수 있을까?
이 풍경이 단지 풍경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임을 깨닫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가슴이 뜨거운 공감으로 가득 찰수록 우리는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용산 CGV를 갈 수 있고 아이파크 몰에서 퐁듀도 사먹을 수 있다
모든 것이 아프고 부끄럽다
용산을 한자로 어떻게 쓸까, 궁금했다
아마도 용이 사는 산이라는 뜻일 거라고 짐작한다
용이라면 상서로운 동물이고 드높은 뜻을 가졌으니
옛날에는 분명 귀한 땅이었으리라고...
내게 용산은 서울의 첫얼굴이었다
여섯 살 때 맨처음 서울 땅을 밟은 나의 눈에 용산역은 눈을 의심하게 하는 곳이었다
소음과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넓은 도로, 그 위를 메운 자동차들...
이렇게 바쁘고 붐비고 시끄러운 곳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경이 그 자체였다.
논과 밭과 들판과 새들과 한가로움이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었던 시골나기인
내게 용산은 그야말로 원더랜드와 다름 없는 곳이었다
활동사진을 처음 본 사람처럼 신기해서 눈을 어디다 둘 줄 몰라 몇 번이나 넘어질뻔했다
지금도 한겨울 용산역 앞 광장을 걸어나와 버스를 기다리던 그날의 풍경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삶이란 대체 얼만큼이나 짐작하고 살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대체 무엇을 얼마나 예측하고 살고 있는 걸까
어제 가본 용산역은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상전벽해라 부를 것이다
용산역에 붙어 있는 아이파크몰은 CGV를 포함해 식당, 백화점, 술집...
없는 것이 없었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했다
데이트를 하고 옷을 사고 영화를 보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신다
쇼핑몰 안에 꾸며놓은 공원은 또 사진 찍기에 폼나는 설치물들로 꽉 차 있는지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역 건물을 나와 건널목을 건너는 동안 멀리 마천루라 불러도 손색없을 시티파크 아파트가 보였다
역주변에 사람들은 유난히 많았으며 방송국차까지 가세해서 아수라장이었다
길 하나만 건너면 동네 하나가 전부 철거되어 거의 초토화되어 있었다
화려한 쇼핑몰과 번잡한 도로와 철거현장 그리고 시티파크...
놀랍게도 그것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이토록 안어울리는 모습들이 한데 어울어져 있다는 것이 내겐 또 하나의 경이였다
어느 설치미술작가가 '오늘의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꾸며놓은 미술작품 같았다
양쪽 도로를 꽉 메우고 있는 경찰차도 그 부조화한 풍경의 하나쯤으로 여겨졌다
만가나 장송곡을 부르며 동네를 돌고 있는 철거민들 또한 풍경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전국에서 올라온 또 다른 우리들, 마음 가난한 사람들이 임시 분향소에 바치는 국화꽃도,
눈물도, 분노도, 고함도 아직은 그저 풍경으로만 존재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중앙에는 불타 얼룩진 건물, 참사현장이 있었다
전철역 바로 옆 대로변의 건물 안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누가 설명할 수 있을까?
이 풍경이 단지 풍경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임을 깨닫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가슴이 뜨거운 공감으로 가득 찰수록 우리는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용산 CGV를 갈 수 있고 아이파크 몰에서 퐁듀도 사먹을 수 있다
모든 것이 아프고 부끄럽다
# by | 2009/01/23 14:40 | 짧은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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