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22일
짧은 이야기 9 - 자명종

너의 소식을 들었다
엇갈리는 내용이었다
잘 산다고도 하고 힘들다고도 했다
나는 그 소식과 상관없이
'두번째 자명종' 그렇게 너를 떠올렸다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에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항상 자명종을 선물했다
내게 첫번째 자명종을 받은 사람이 누군지는 잊었다
다만 너에게 두번째 자명종을 사주며
언젠가는 내가 그 자명종 대신 너의 아침을 깨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후 자명종은 고장이 났다
너의 아침을 깨워주고 싶은 나의 마음도 사라졌다
나는 누군가에게 내 아침을 깨워줄 자명종을 사달라고 말했고
너는 고장난 시계가 버려지듯 버려졌다
모든 일은 요란한 벨소리 따위 내지 않고 조용히 일어났다
어느날 이 세상에는 핸드폰이라는 물건이 생겼고
이제 자명종 같은 건 선물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자명종 대신 핸드폰을 선물하지는 않았다
같은 기능일지라도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 건 아니라는 걸
나도 사람들도 알았다
지금 너의 아침을 깨워주는 것이 자명종은 아닐 것이다
핸드폰이거나
어떤 여인이거나
또는 너의 어설픈 잠일 것이다
때론 악몽이기도 하겠지
나의 소식이 네게 전해지지 않도록
나는 고장난 자명종을 치우듯
내 주변을 말끔히 치우고 단속했다
나쁜 소식은 단잠을 깨우는 자명종처럼 불청객이다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똑같이 나쁜 소식이다
한번 전달된 나쁜 소식은 단추를 눌러서 끌 수가 없다
더욱 곤란한 점은 정해진 시간이 아닌데도
아무 때나 울려댄다는 것이다
# by | 2007/08/22 14:16 | 짧은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