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31일
짧은 이야기 11- 팬덤

세상에는 천 가지 다른 사랑이 있다
어떤 사랑은 뿌리가 번성하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고
또 어떤 사랑은 얼마 가지 않아 시들고 만다
사랑에는 저마다 다른 사랑의 DNA가 있는 거다
연애가 지향하는 것은 사랑이고
사랑은 열렬하고 깊고 영원한 것을 지향한다
물론 모든 사랑이 이 경지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제각기 다른 각자의 용량만큼까지만 도달한다
깊고 오래되고 열렬한 몇 가지 경우의 사랑을
부러움의 눈으로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전부 정말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싶은 이유들이었다
케미컬이 잘 맞아서 별 노력을 하지 않고도 잘 지내는 커플도 있고
눈물겨운 정성을 쏟는 커플도 있다
내가 발견한 이상적인 경우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또는 둘 다 서로에게 빅팬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사랑 고백은 일관되게 같은 색깔을 띠고 있다
I am a big fan of you.
강력하게 팬임을 주장할 만큼
상대에게 강한 매력이 있다는 건 정말 사랑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팬이 될 수 있느냐
그것은 사랑을 얼마나 오래 변질되지 않게 보존하느냐와
같은 질문이다
팬의 속성, 팬덤처럼 변덕스럽고 믿을 수 없는 것이 없으므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진정한 팬이 된다는 것은
팬 자신이나 그 대상에게나 더없는 행운이다
팬의 역할 또한 만만치 않다
끊임없이 조언과 격려와 적절한 비판으로
상대가 결코 하향 곡선을 그리지 않도록 도와주어야한다
한눈팔기는 단 한순간도 용납되지 않는다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것은 한순간이므로...
그런데 팬덤(fandom)은 팬텀(phantom)을 연상하게 한다
미쳤다는 뜻의 어원을 가진 fan은 항상 유령처럼
주위를 떠돌아서 그런게 아닐까...
PS: 진정한 팬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은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팬(The Fan)'을 보시기 바람
# by | 2007/08/31 00:03 | 짧은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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