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15 - 죽음

 



죽음은 혼자 오지 않는다

칼과 망치와 도끼를 들고

숲에 난 풀과 나무와 꽃들의 목을 베면서 온다

풀은 비린내를 뿜으며 쓰러지고

나무토막은 땅바닥을 기는 개미행렬의 대오를 무너뜨리며

꽃들은 서로의 몸 위에 뭉개지며 쓰러진다.


죽음은 노랫소리를 내면서 온다

북을 치고 바이올린을 켜고 피리를 분다

태양은 검게 빛나고

밤하늘의 별들은 단추처럼 땅으로 쏟아진다

사람들은 단추를 주우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단추들은 금으로 다이아몬드로 사파이어로 빛난다

그 중 두 개가 너의 눈에 가서 박혔다

네 죽음의 값이다

너는 피로를 호소하며 죽음의 손을 잡는다


장례식 날 네 생의 마지막 축제 속에서

네 다이아몬드 눈은 자신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요란스레 반짝인다

그 날 밤 죽음은 네 몸 위로 비처럼 내렸다

by 오제이 | 2007/09/19 17:11 | 짧은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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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9/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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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9/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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